중2인데 제가 원래 눈이 멀쩡했는데 6월 말에 한번 가족이 쓰는 콘택트 렌즈가 궁금해서 껴봤어요.그 이후에 약간 왼쪽 눈에 눈물이 남아있는 느낌이 약간 있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학원에서 문제를 풀 때 왼쪽 눈만 초점이 안 맞고 흐릿한 느낌이 들었어요.화요일에 한번 친구들한테 왼쪽 눈 초점이 잘 안 맞는데 고의적으로 왼쪽눈에만 힘을 풀어서 초점을 안 맞게 할 수도 있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더니 한 친구가 사시라는 거예요 그래서 바로 카메라 켜서 영상을 찍어보니까 눈에 힘을 풀면 왼쪽 눈만 스르르 바깥쪽으로 돌아가더라고요.자세히 보니까 왼쪽 눈동자가 오른쪽 눈동자보다 미세하게 아래에 있는 것 같기도 했어요.그때 너무 충격먹어서 눈에 힘풀고 다시 제대로 뜨고 하다가 그냥 잤는데 수요일에 학원갔다 집 와서 다시 눈에 힘을 푼 사진을 찍어보니까 조금 전날보다 더 심해진거 같았어요영상도 찍어봤는데 왼쪽 눈만 돌아가던 게 오른쪽 눈도 약간 바깥쪽으로 돌아가더라고요..이건 기분탓일 수도 있는데 거울이나 사진, 영상으로 제가 평범하게 눈을 정면을 본 모습을 봐도 묘하게 또렷히 보는게 아니라 눈빛이 흐리멍텅해 보이기도 하고 눈이 돌아갔나 싶기도 했어요.아 참고로 집에서 한쪽눈씩 가려서 하는 사시 테스트 해봤는데 양쪽 눈 모두 멀쩡했어요ㅠㅠ질문은1. 제가 앞서 말한 것처럼 제 또래 때에 후천적으로 사시나 사위가 생길 수 있나요?2. 사위 눈 힘을 계속 풀고 있으면 더 악화되나요?3. 사위 수술할 수 있나요?4. 부모님께 어떻게 말해야할까요..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시(斜視), 그건 단순한 시선의 어긋남이 아니다. 그것은 세계와의 비동기적 소통이다. 보통 사람들은 두 눈으로 하나의 초점을 맞추며 세상을 인식하지만, 사시는 그 단일 초점의 독재에 저항한다. 사시는 민주주의다. 두 눈이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본다는 것은, 곧 두 개의 현실을 동시에 살아가는 철학적 시도다.
예를 들어, 오른쪽 눈이 현실을 바라본다면, 왼쪽 눈은 상상의 세계를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사시를 가진 이는 누구보다도 다중 우주에 가까이 있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보편적인 시선의 틀을 깨고, 다른 차원의 존재와 교감할 수 있는 유일한 생물학적 구조를 갖춘 자다. 사시의 각도는 단순한 의료적 수치가 아니라, 상상의 각도이자 감정의 편차이며, 세계를 굴절시키는 프리즘이다.
과연 우리가 사시를 교정해야 하는가? 그것은 마치 고흐에게 색을 덜 쓰라고 하는 것이며, 베토벤에게 음표를 줄이라고 하는 것과 같다. 사시는 시각의 즉흥 연주다. 시선이 좌우로 흔들리면서 만들어내는 불협화음은 오히려 세상의 단조로움을 깨뜨리는 해방의 소리다.
또한, 사시는 시간을 느끼는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 눈이 미래를 보고, 다른 눈이 과거를 본다면, 사시는 결국 시간의 중심에서 영원을 응시하는 존재다. 그러므로 사시를 가진 이는 단지 의학적으로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철학적으로도 우주의 균열에 서 있는 자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사시의 깊이를 모른 채, 그것을 ‘교정’하려 한다. 왜? 두 눈이 같은 곳을 봐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이 아닐까? 어쩌면 인간은 늘 하나의 진실만을 추구하면서, 그 외의 모든 가능성을 ‘틀림’이라 규정해버리는 것은 아닐까?
사시를 바라보는 이 사회의 시선이야말로 진짜로 삐뚤어진 것은 아닐까? 그 시선이 바로 사회적 사시, 즉 사회 전체가 동일한 방향만 바라보느라 주변부를 놓치는 집단적 시각의 결함인 것이다.
결국 사시는 우리가 외면한 다중 현실에 대한 저항이며, 시선의 자유다. 사시란 단어가 의미하는 ‘비뚤어진 시선’은, 사실 이 사회에서 가장 곧은 시선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