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
i
회원가입시 광고가 제거 됩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법 갓 스물이 되어 청춘의 선봉에서 살고 있는 대학생입니다.제가 여쭈고 싶은
갓 스물이 되어 청춘의 선봉에서 살고 있는 대학생입니다.제가 여쭈고 싶은 것은 제목대로 저를 사랑해주는 사람에게 잘 화답하는 법입니다. 자랑처럼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어린 시절부터 저는 딱히 부모님의 긍정적인 관심 속에서 자라지 못했습니다. 회사원이신 어머니와 교사를 하시는 아버지 사이에서 저는 어린이집에 다닐 때부터 밤 9시가 되어서야 저를 태우러 오시는 어머니로부터 자랐고 아버지의 얼굴은 어머니께서 절 강제로 일찍 재운 탓에 거의 보지 못하였습니다. 중1 때는 이혼도 하셨고요. 그래서 그런가 오히려 절 밀어내려 하고, 제가 선의를 베풀어도 100% 기뻐하지 않는 그런 사람에게 집착하게 된 것 같습니다. 절벽의 꽃을 따기 위해 등반하는 사람처럼요. 등반가에게는 바닥에 있는 것은 아무리 좋은 것인들 보이지가 않습니다. 그 탓에 저는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제게 무한한 애정을 주시는 조부모님께 화답하지 못합니다. 저 스스로도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조부모님께서 절 위해 선의를 베푸신들 그것이 귀찮았던 적이 제법 있었습니다. 저 스스로가 보기에도 한심하고 도무지 맘에 들지가 않습니다. 저는 은혜를 갚는 행위를 아는 벌레들보다 못한 인간 같습니다. 차에서 폰으로 책을 읽는 제 화면을 젊은 세대들에게 궁금한 것이 많은 성격이신 할아버지께선 제 폰을 빤히 보셨지만 결국 그게 무어냐 입을 떼시지 않으셨습니다. 이런 질문을 하게 된 것도 이것이 계기입니다. 저는 내년에 입대가 예정되어 있고, 조부모님도 생각하긴 싫지만 명이 그렇게 길게 남지는 않으셨습니다. 정말 좋은 기억만 만들어 드리고 주시는 사랑의 절반이라도 보답하고 싶은데, 너무 어렵네요. 욕을 하셔도 좋으니 제발 일말의 조언이라도 부탁드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도 비슷한 고민을 한 적이 있습니다.
여러가지 대안책을 생각해보고 시도해 본 결과,
결국 정답은 가장 간단한 곳에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거창하게
좋아하시는 선물을 드린다 , 안마를 해드린다 , 다정하고 좋은 말을 억지로라도 해드린다 등등
찰나이지만 지금까지에 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나 금전이 들어가는 행위들을 생각했었지만
돌아보니 결국은 정말 찰나에 미쳤습니다.
여러가지 시도해본 결과
저에게도 조부모님께도 가장 효과가 좋았던 방법은
매일 같은 시간에 전화를 한 통 드리고,
그 전화를 하는 동안에는 다른 행동하지 않고 오로지 그 전화에만 집중하는 것입니다.
시간이 1분도 안되게 (식사 뭐하셨는지 정도)여도 괜찮고, 잔소리를 듣고 짜증을 내도 괜찮고, 일상얘기를 해도 괜찮고 아무 상관 없이 말입니다.
고작 하루 5분정도를 할애하는 저의 그 시간이, 지금은 그렇게 3년도 더 지났습니다.
통화내용과는 전혀 상관없이
조부모님께는 제가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가족이 되어있었고, 조부모님의 지인 분들께도 '매일 전화하는 그 손주'로 누가 해외여행을 보내줬건 명품을 사줬건 어쨌건간에 가장 큰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고,
저 스스로에게도 큰 자부심이 되었고.. 어디가서도 '나는 사랑받는 귀한 자식이다'라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을 만큼 자존감이 채워졌습니다.
만약 같이 살고계신다면
하루에 3분~5분 정도만
옆에 가셔서 쓱 앉아서 얼굴을 마주보고
아무말씀도 하지 말고
어른들이 말하시는걸 듣고 '네, 정말요?,진짜요?, 그럼요, 맞아요'만 하시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그러다 조금씩 적응이 되면 말을 점차 꺼내보시는데
참고로 어른들의 어릴때 얘기를 물어보시면
어른들은 지난 기억을 회상하고 복기하며 눈을 반짝이고 좋아하시기도 하고, 그런 얘기를 듣는게 재밌으실거예요.
도움되셨다면 채택부탁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