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대학에 갈 나이가 되는 학생입니다. 저희 부모님은 정말 없는 형편에서 자라 죽어라 돈을 버신 분들입니다. 감사하게도 그 보답을 받아 지금은 집이 어느정도 잘 살게 되었고 주변에서도 있는 집이라 좋겠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입니다. 제가 어렷을 때 부터 부모님의 1순위는 언제나 돈이 었어요. 제가 아프거나 다쳐도 돈을 번다는 이유로 학교에 오지 않으셨고 저는 혼자 자라는 법을 배웠습니다. 남들 보다 먼저 밥을 차릴 줄 알게 되고 혼자 뭐든 해결하는 버릇을 가지게 되었어요. 또 그 시절 분들이 대부분 그랬겠지만 부모님 두분 다 배우며 살지 못했기 때문에 제가 어렸을 때는 정말 아무 이유도 없이 맞고 혼나며 자랐습니다. 집에 돌아오면 힘들다는 이유로 저희를 때리거나 화풀이를 많이 하셨어요. 물론 아동학대라 할 정도로 심하게 맞거나 하진 않았지만 정서적인 상처가 컸죠. 기억에 남는건 저한테 평생 그렇게 살다가 독거 노인으로 늙어 죽을거라 말하신 일 정도 입니다. 누군가는 말 한마디 가지고 너무 쪼잔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에게는 몇년이 지나도 잘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네요.그렇게 집에 대한 애정이 별로 없이 자랐어요. 부모님이 버신 돈으로 제가 이렇게 살고 있다는 걸 알기에 최소한의 도리만 하는 정도로 살았습니다. 그러는 와중에도 저는 공부도 하고 알바도 하며 제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잘 자랐습니다.제가 어느 정도 크면서 저희 집의 서열 관계는 좀 역전 되었어요. 가족 간에 서열 관계라는 표현을 쓰는 것도 웃기지만 저희 집 상황에서는 서열 관계라는 말이 정말 적당한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는 아빠가 화를 내면 엄마에게 피해가 가고 그 후 엄마가 저희 자매에게 화풀이를 하는 처지였는데 저희가 크며 더 이상 언니와 저에게 막대할 수 없는 것이죠. 그것과 더불어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서 부모님의 마음에도 여유가 좀 찾아온 것 같기도 합니다. 어쨌든 막내인 제가 대학에 갈 나이가 되고 이제 부모님은 저희에게 막 대하시지는 않아요. 솔직히 제 생각에는 이제 저희가 마음만 먹으면 연을 끊을 수 있는 나이가 된 것을 느끼셔서 그러신 듯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희 부모님은 제가 집에 대한 정이 너무 없다면서 싸가지가 없게 컸다고 엄청 서운해 하시네요. 이제 너무 지칩니다. 저희 집만 이러고 사는지, 이런걸 가족이라 부를 수 있는 관계인지 마음이 복잡해요. 부모님을 원망하는 건 아닙니다. 그래도 없는 형편에 이렇게 까지의 삶을 주신 분들을 어떻게 원망할 수 있겠어요. 그냥 답답해서 글 적어 봅니다. 저희 가족 모두가 언젠가 행복해질 날이 오긴 할까요.